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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 바다가 주는 '황금빛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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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다가 주는 '황금빛 선물'
상격 입선
이름 김효준
소속 부산무정초등학교 3학년

바다가 주는 황금빛 선물

입선 김효준(부산무정초 3)

 

효준아, 주말에 죽방렴 체험하러 갈래?”

죽방렴이 뭐예요?”

죽방렴은 오랜 옛날부터 해 오던 건데, 물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는 방법이래.”

죽방렴. 처음 듣는 말이었다. 엄마가 설명해 주셨지만 머릿속에 물음표만 크게 떴다.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구 유란이는 아빠랑 낚시를 해서 물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자랑했다. ‘우리 아빠는 왜 낚시를 싫어하실까?’나는 부럽기도 하고, 짜증도 났다. 그런데 죽방렴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남해까지 가야 하니까 지루할 수도 있어.”

3시간이나 차를 타야 한다고 아빠가 말씀하셨지만, 물고기를 잡는다는 설렘에 신이 났다. 우리 가족이 체험하러 가는 곳은 남해 지족 마을 이라는 곳이었다. 고속도로를 달려 남해대교를 건넜다. 작은 섬들이 레고의 성처럼 놓여 있는 바다를 지나 대나무가 울타리처럼 길게 세워져 있는 바다 옆 지족 마을에 도착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우리는 마을회관에서 죽방렴을 설명하는 영상을 보았다. 죽방렴은 물고기를 잡는 방식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지족 마을이 있는 지족해협처럼 물살이 거세고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바다에서만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어업 방식이라고 했다.

죽방렴은 자연 과학이네요?”

그럼, 과학이지. 자연이 변화하는 것을 이용하면 환경도 지키고 우리는 원하는 것을 자연에서 얻을 수 있고.”

자연도 지키고, 사람도 좋고 일석이조예요

동생 보경이는 오빠, 일석이조가 뭐야?” 하고 물었다. 내가 그것도 모르나하고 놀리는데, 배가 출발한다고 이장님이 우리 가족을 불렀다.

모두 장화 신고, 장갑 끼고, 구명조끼를 입으세요.”

우리는 친절한 이장님을 따라 작은 배에 올라탔다. 엄마와 보경이는 무서워서 아빠와 나를 꼭 잡았다. 햇볕이 불처럼 뜨겁게 내리쬐었고, 바다는 황금빛을 뽐내며 반짝반짝 빛났다. 땀이 온몸에 흘렀다.

, 천천히 내리세요.”

V 자 모양으로 세워진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니 둥근 울타리가 쳐진 레고의 비밀 기지 같은 죽방렴이 나왔다. 나무로 만든 다리 위에서 조심스럽게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엄마, 무서워요. 못 내려가겠어요.”

검은색이 푸른색이랑 섞여서 빠지면 못 나올 것만 같았다.

괜찮아, 별로 안 깊어. 같이 내려가 보자.”

이장님이 나를 끌어 주셨지만 다리가 덜덜덜 떨려서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얼어 버렸다.

효준아, 물고기 좀 봐. 아가미에 날개가 달렸어.”

죽방렴 안 물고기들이 수족관에서 바글바글 술래잡기를 하는 것처럼 헤엄치고 있었다. 아빠와 동생은 벌써 죽방렴 안으로 들어갔다. 용기를 내어 바닷물 속에 살짝 한 발을 넣었다. 바닷물은 생각보다 깊지 않았다. 이장님이 나누어 주신 뜰채를 하나씩 잡고 바닷물 깊숙이 넣어 보았다.

효준이 뭐 잡았어?”

뜰채를 들어 보니 작은 돌멩이들 사이에 불가사리가 별처럼 누워 있었다. 다시 뜰채를 바닷물에 담그고 들어 올리는데, 엄마가 큰 소리로 외치셨다.

효준아, 엄마 문어 잡았어.”

! 엄청 크다.”

엄마 뜰채 속에 잡힌 문어가 꿈틀꿈틀 긴 다리로 탈출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문어나 꽃게는 땅 밑에 숨어 있으니까 손으로 땅을 만지듯이 하면 잡을 수 있어요.”

여기저기에서 문어다, 꽃게다큰 소리가 들렸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급해졌다.

그렇게 많던 물고기는 다 어디에 숨었지?’

나랑 숨바꼭질하는 물고기를 찾으려니 약이 올랐다.

이번에는 꼭 잡아야지.’

뜰채를 들었는데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복어가 팔딱거리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배를 눌러 보니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다. 처음 잡은 물고기라서 가지고 싶었지만, 애기 복어가 불쌍해서 놓아주었다. 허리까지 오던 바닷물은 어느새 무릎까지 왔지만, 죽방렴은 바닷속 보물 창고 같았다. 잡아도 잡아도 계속 잡히는 요술 항아리 같았다.

, 이제 올라오세요.”

마지막까지 뜰채를 잡고 있던 나는 보물을 놓아주고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잡은 물고기를 굽고 문어는 삶아서 맛있게 먹었다.

엄마, 쫄깃쫄깃한 문어가 너무 맛있어요.”

자연산이라서 진짜 맛있네.”

우리가 직접 잡아서 먹으니 더 맛있어요.”

밥을 잘 먹지 않는 동생도 야금야금 맛있게 잘 먹었다.

죽방렴 체험을 하면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자연 과학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다가 주는 황금빛 선물을 죽방렴에 담아서 요술 항아리처럼 얻을 수 있었다. 죽방렴 체험은 우리 가족에게 바다가 주는 고마움을 깨닫게 해 준 시간이었다.

나도 유란이에게 죽방렴에서 잡은 물고기와 문어를 자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