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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 바다를 알게된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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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다를 알게된 며칠
상격 입선
이름 이혜린
소속 일신초등학교 2학년

바다를 알게 된 며칠

 

입선 이혜린(일신초등학교 2)

 

안녕? 난 최근에 사촌들과 바다를 다녀온 적이 있어. 자동차 문을 열자마자 바다 냄새가 났지. 바다의 짜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정말 좋았어. 가까이 다가가 바닷모래를 한 움큼 쥐어 봤지. 처음에는 더러워 보였는데, 시원하면서 액체 괴물 같은 느낌이 좋더라. 액체 괴물 말고도 이렇게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이 있는지 그날 처음 알았어. 시원하면서 축축하고 말랑말랑했어.

모래를 만져 본 다음에는 바다 쪽으로 조금 더 가서 바닷모래가 잔뜩 묻은 손을 물에 담그고 멀리 떨어진 배를 보며 멍하니 있었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가지는 기억이 나는 것 같아. 물이 세면대나 욕조의 물과 다르게 바람을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자유로워 보였어. 물에 손을 넣고 있으니 자동차를 타고 오며 짜증이 났던 마음도 물결에 휩쓸려 가 버리는 듯했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어. 내 발자국들이 쭉 나 있었어.

엄마랑 아빠, 오빠가 펜션으로 들어가자면서 불렀어. 바다만이 줄 수 있는, 말로 하기 어려운 그 느낌 때문에 계속 있고 싶었지만, 마지못해 엄마한테 갔어. 펜션에서 밥을 먹고 나온 뒤 수영복을 입고 사촌 동생들과 놀았어. 맨발로 바닷모래를 밟으니 신발을 신고 걸었을 때와 다르게 더 부드러웠던 것 같아. 외삼촌이 튜브를 밀어 주셔서 더 깊이 바다로 들어갔는데, 작은 물고기들이 발가락을 왔다 갔다 해서 간지러워 사촌 동생들과 나,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어.

물을 마시러 바다에서 나와 엄마가 있는 파라솔에 갔지. 발밑을 보고 있는데, 백합이 보여서 몇 개를 주워 보았어. 다시 튜브를 타고 놀 생각은 잊어버린 채 말이야. 내가 주운 백합은 다 죽어 있었지. 그래서 실망하고 펜션으로 들어갔어. 이모부에게 어떻게 하면 살아 있는 백합을 캘 수 있냐고 여쭤 보았어. 이모부는 밤에 바닷물이 뒤로 밀려 나가면 캘 수 있다고 하셨어. 밥을 먹고 사촌 동생들과 놀다 보니 밤이 되었어.

이모부들과 아빠가 백합을 캐러 갈 건데 같이 갈 거냐고 물어보셨어. 그래서 이모들과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 빼고 모두 백합을 캐러 나갔어. 펜션에서 빌려준 바구니와 면장갑, 호미를 들고서. 다른 사촌 동생은 조금 파다가 백합 껍질밖에 나오지 않자 펜션으로 들어가 버렸지. 그래도 남은 사람들은 끝까지 모래를 파며 계속 백합을 찾아냈지. 그런데 나는 백합을 하나도 찾지 못했어. 아빠가 더 깊이 파야 나온다고 말씀해 주셨어. 그래서 한 곳만 계속 파 봤더니 내 손바닥보다 살짝 작은 새하얀 백합이 나왔어. 너무 기분이 좋아 이모부들께 자랑했어. 백합을 찾은 것이 신기하기도 했어. 보물찾기 게임에서 보물이 적힌 종이를 찾은 것보다 더 기뻤어. 백합을 더 찾고 싶어 땅을 계속 파던 중에 사촌 오빠가 큰 게가 있다며 달려왔어. 양동이에 정말 큰 게가 있었어. 계속 나오려고 하길래 엄마한테 보여 주고 싶어서 지금까지 캐낸 백합으로 양동이에서 나오지 못하게 막아 놓았어.

백합을 많이 캔 뒤에 펜션으로 돌아가 잠을 잤지. 다시 아침이 되었어. 펜션 유리창이 넓어서 바다를 많이 볼 수 있었어. 놀 생각에 잠도 별로 자지 않은 것 같아. 시계를 못 봐서 몇 시인지는 모르겠지만, 태양이 바다 끝에서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어. 바다에 비친 태양 빛이 진짜 예뻤어. 자고 있는 사촌 동생을 깨워 같이 바다에 비친 태양을 보았어.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하나둘 깨어났어. 엄마가 점심밥을 먹고 이제 집에 가니까 지금 실컷 놀라고 하셨어. 그래서 사촌 동생들과 바다에 갔어. 이번에는 튜브를 타지 않고 놀았어. 발 가까이에서 돌아다니는 물고기들 때문에 간지러워서 계속 웃음이 나왔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 밥을 먹자며 아빠와 이모부들이 사촌 동생들과 나를 불렀어. 펜션에서 씻고 밥을 먹었어. 또 놀고 싶었지만, 이제 가야 할 시간이 되었어.

자동차를 타고 바다에 올 때를 생각해 봤어. 내가 이곳에 오던 중에는 바다가 더러워 보였어. 무섭기도 했고. 바다에 가기 전날 더 임파서블이라는 재난 영화를 봐서 바다 가기가 너무 싫었어. 그런데 오랜만에 오는 바다가 너무 좋아 바다가 싫다는 생각을 잊어버린 거야. 다시 와 보는 바다가 너무 좋았어. 다음에도 이렇게 똑같이 놀고 싶었어.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엄마가 오빠 이름의 뜻을 아냐고 물어보았지. 난 당연히 모른다고 했어. 그랬더니 엄마가 오빠 이름인 해찬은 바다 해, 맑을 찬이라고 하시면서 지금의 바다와 딱 맞는 이름이라고 하셨어. 나는 바다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