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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 보석처럼 빛나는 갯벌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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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석처럼 빛나는 갯벌 친구들
상격 입선
이름 강지원
소속 만성초등학교 5학년

보석처럼 빛나는 갯벌 친구들

 

입선 강지원(만성초등학교 5)

 

갯벌에 사는 친구들에게.

안녕, 갯벌 친구들아! 요즘 들어 우리 가족과 갯벌 체험을 갔던 일이 추억처럼 내 곁을 맴돌고 있어. 고창 앞바다 갯벌에서 엄마와 마주 앉아 동죽을 캐던 일도 기억나고, 남해 바닷가에서 된장을 넣어 쏙을 잡던 일도 떠올라. 그리고 언니와 장난치며 내가 캔 조개가 더 크다고 우겼던 일까지 새록새록 모두 기억이 나.

처음 갯벌에 갔을 때는 더러운 진흙 밭을 왜 가는지 이해가 안 갔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갯벌 경운기를 타는 것이 신이 나긴 했지만, 갯벌에 발을 디딜 때는 징그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어.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걱정되기도 했어. 지금은 모두 추억이 되었지만 말이야.

더럽게 보이던 갯벌에서 엄마, 아빠는 아무렇지도 않게 걸었어. 나는 무척 주저하다가 재촉하는 아빠가 무서워서 타고 온 경운기에서 엉겁결에 내렸지. 장화를 신었는데도 차가운 갯벌이 느껴졌어. 발이 쑥 빠지고, 질퍽거리는 게 꽤 불편했어. 하지만 장화 신은 발이 갯벌에 미끄러지는 게 기분이 싫지 않았어. 나는 용기를 내어 손으로 갯벌을 움켜쥐었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뻘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러웠어. 집에서 가지고 놀던 아이클레이를 만지는 느낌이었지.

진짜 재밌는 것은 내 주위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새끼 꽃게들이었어. 새끼 꽃게들아, 지금도 잘 있는 거지? 갯벌 위에 송송 난 구멍으로 도망치듯 달아나 버려서 참 아쉬웠었다고. 술래처럼 너희들을 뒤쫓고 싶었는데. 한참 꽃게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엄마가 다가오셨지. 그리고 따뜻하게 물어보셨지. 조개 친구들을 많이 만났냐고. 그때부터 엄마와 나는 보물찾기를 하듯 호미로 뻘을 들쑤셨어. 맙소사. 거기에 너희들이 보석처럼 숨어 있었던 거야. 신기한 느낌이었어. 더럽다고 생각했던 뻘에서 귀한 생명이 숨 쉬고 있다는 게 말이지. 엄마와 나는 계속 반갑게 뻘을 파내었는데, 파내는 곳곳에 너희들이 있었지. 마치 내가 너희를 찾아 주길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것처럼 말이야.

어느새 바구니 한가득 너희들을 담을 수 있었지. 그때 아빠가 다가오셨어. 이제 그만 캐야 한다고. 더 캐내면 사람들 욕심 때문에 이곳 조개들이 모두 사라질 거라고 하셨어. 그래도 우리 가족 모두가 찾은 조개를 모아 보니 정말 많더라. 그날 저녁 우리 가족은 맛있는 조개 국물과 쫄깃쫄깃한 조갯살을 푸짐하게 먹었어. 시장에서 산 주꾸미랑 다른 오징어도 함께 삶아 먹었지. 엄마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니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어. 너희들을 요리해서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난 쫄깃쫄깃한 바다 음식을 정말 좋아하거든.

얼마 전 우리 가족은 부안 내소사에 다녀왔어. 아빠가 전나무 숲길을 좋아하시거든. 부안의 바닷바람을 쐬니 갯벌의 느낌을 살아나더라. 너희들도 몹시 그리워졌어. 내 혀가 쫄깃한 느낌을 아주 잘 기억하거든. 하지만 칼바람이 불어 우리는 갯벌에 들어갈 엄두를 낼 수가 없었어. 그래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데, 아빠가 날 위해 바지락을 사 오셨지. 히히! 정말 신이 나더라고.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집에 돌아와서 엄마가 비닐봉지를 열어 보더니 냄새가 이상하다고 하시는 거야. 아직 살아 있어야 할 바지락이 모두 죽어 있었어. 조개 안에는 검은 뻘만 가득했어. 아빠께서는 아마도 뻘이 오염되어 조개가 죽었을 거라고 하시더라. 같은 지구에 사는 생명이 위태롭다는 거잖아. 나는 가슴이 무척 아팠어. 뻘이 오염되었다면 너희들이 살고 있는 곳도 위태로울 거 아냐? 너희들은 괜찮은 거니?

최근에 읽은 책을 보니 요즘에는 바다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플라스틱 섬이 떠돈다는 것 같아. 처음 볼 때는뭐지?’ 했는데 읽어 보니 쓰레기들이 모여 섬처럼 떠다니는 거라고 해. 또 바다가 오염되어 어떤 물고기들은 배를 갈랐을 때 쓰레기가 나온다고 쓰여 있더라고. 갯벌과 갯벌에 사는 생명들은 바다의 청소부라고 하던데, 바다가 오염되면 될수록 청소부들은 더 힘들어질 텐데, 정말 너희들은 괜찮은 거지?

아빠는 바다가 오염되는 것은 육지에 사는 사람들의 잘못도 많다고 하셨어. 육지에 쓰레기를 버리고 유해물질들을 사용하면, 그것들이 비가 와서 시냇물로, 강물로, 마침내는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생각하니 어쩌면 나도 너희들에게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너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무엇보다 나 스스로 쓰레기를 줄여야겠어.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이웃들에게도 말해야지. 우리가 생각 없이 버리는 쓰레기가 다른 생명들을 위태롭게 한다고 말이야. , 플라스틱 일회용품도 줄여야겠다. , 우리의 이기심으로 너희가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

갯벌 친구들아, 힘들지만 잘 견뎌 줘. 너희를 지킬 수 있도록 작은 힘이지만 열심히 보탤게. 이번 여름에는 갯벌에 가서 온갖 쓰레기들을 다 긁어모아야지.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 안녕!